“입주민을 공사판에 밀어넣었다” 현대건설 라피아노 ‘날림 점검’ 논란

박준성 승인 2023.02.02 14:54 의견 0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 입주예정자 협의회 제공]


현대건설이 시공하는 경기도 고양시 삼송지구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이하 힐라송)이 ‘날림 사전점검 논란’에 휩싸였다.

불과 한 달 뒤 입주를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자재가 그대로 쌓여있는 미완공 주택에 입주예정자들을 입장시킨 까닭이다.

힐라송 입주예정자들은 완성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상황에서 정상적으로 사전점검을 진행할 수 없었다며 시위 및 민원 릴레이를 진행하고 있다.

힐라송 시공사인 현대건설은 지난달 28~29일 이틀간 1ㆍ2단지 입주예정자를 대상으로 사전방문행사(사전점검)을 진행했다.

오는 2월 말 입주를 앞두고 주택의 완성도를 입주예정자들이 점검하기 위한 핵심 행사였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입주예정자들은 현대건설이 안전 문제에 소홀했다며 곳곳에서 이의를 제기했다.

현장 여기저기엔 쌓아둔 자재가 그대로 남아있었고, 일부 공사 진척이 느린 세대엔 집 안에 타일, 변기, 문짝 등이 안전장치 없이 비치돼있었다.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 입주예정자 협의회 제공]


수도와 난방이 가동되지 않아 어린 자녀들이 추위에 떨기도 했다.

포장이 되지 않은 도로와 주차장 단차로 인해 일부 차량은 아랫부분이 긁혀 파손되는 손상을 입었다.

1단지 일부 세대는 주택 앞 주차장과 진입도로 사이의 단차로 인해 주차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진입로 공사가 끝나지 않은 전면동 세대의 경우 야외에 적치된 구조물들을 피해 울퉁불퉁한 흙바닥으로 이동하느라 애를 먹기도 했다.

안전과 직결되는 계단에 대한 민원도 잇따랐다.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 입주예정자 협의회 제공]


계단 난간 높이가 법적 기준인 120cm에 미달하는 경우도 있었고, 마감이 되지않아 난간이 손쉽게 흔들리기도 했다.

힐라송 상당수 세대엔 1층에서 4층까지 직각 나선형으로 내부 계단이 설치돼있다.

가운데 1평방미터가량의 공간은 뻥 뚫려있는 구조다. 4층부터 바닥까지의 높이는 최대 10미터가 넘는다.

이날 입주예정자들의 민원이 잇따랐던 까닭은 사전점검 행사를 진행할 수 있을만큼 충분히 주택이 지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 사전점검 업체 관계자들의 진단이다.

공기가 촉박한 상황에서 규정된 일정에 맞춰 행사를 진행하려다보니 마감이 입주예정자들의 눈높이에 비해 부실했다는 것이다.

미비한 사전점검 준비 상태에 힐라송 입주예정자협의회는 이튿날인 지난달 30일 오후 힐라송 현장에서 시정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 입주예정자 협의회 제공]


입주예정자협의회는 안전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행사를 강행한 시행사 RBDK와 시공사 현대건설에 엄중히 항의하고, 고양시 및 국토교통부에 민원 릴레이도 벌이고 있다.

입주예정자협의회 관계자는 “애초에 사전점검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완성도가 아닌데도 준공기일에 맞추기 위해 추운 날 입주예정자들을 공사판 한 가운데로 끌어들인 셈”이라며 “추가 사전점검을 비롯해 시위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주택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