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전셋값 급등에 무너지는 세입자
[칼럼] 전셋값 급등에 무너지는 세입자
  • 신혜영
  • 승인 2020.06.05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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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집값이 강남을 중심으로 크게 오르면서 전세가격까지 상승하고 있다. 특히 전세 가격이 급등한 지역에서는 세입자가 갑자기 오른 전세금을 충당할 만한 상황이 되지 않아 보증금을 그대로 올려 계약하지 않고 일부 월세를 끼고 재계약을 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승세는 좋은 학군을 보유한 강남권을 중심으로 점차 확대되고 있다.

주택 공급 부족, 자금 부족 등의 이유로 서울에서 밀려난 전세 난민들이 경기도로 몰리면서 경기도의 전세금도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러한 전세금 상승에는 복합적인 요인이 존재한다. 정부의 고분양가 관리, 대출 규제, 저금리 등 각종 규제로 부동산 시장이 위축된 데 이어 분양가상한제 실시로 청약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청약을 바라보며 전세로 생활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지난달부터 코로나 19가 수그러드는 추세를 보이면서 전셋집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도 전세금 상승의 원인으로 꼽힌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금은 2년 전과 비교하면 3647만원이나 올라 대졸 신입사원 초임 연봉을 웃도는 금액을 기록했다. 1년 동안 번 돈을 고스란히 모아도 재계약 시 오른 전세금을 충당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내 집 마련이 아니라 오른 전세금 마련을 위해 2년 간 허리띠를 졸라매고 자린고비의 정신으로 버틸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모든 정책의 이면에는 부작용이 있기 마련이다. 현재 시행 중인 정부의 부동산 규제 또한 마찬가지다. 전세금 급등이라는 부작용은 내 집 마련을 바라보고 있는 세입자들에게는 이면이 아닌 전면에 드러나는 무거운 현실이 되었다.

원래 전세금은 이사 성수기에 반짝 올랐다가 비수기가 되면 수천만 원까지 저렴하게 나오곤 한다. 그러나 요즘은 1년 내내 수요가 넘쳐 성수기 비수기 구분이 없는데다가 반전세 매물이 대부분이라 전세 매물이 나오면 거의 바로 거래가 성사되어 전세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 되었다.

전세금이 지금처럼 상승할 경우 매매가와의 갭이 좁혀져 갭투자가 다시 성행할 수 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되면 매매값이 전세금을 따라 상승하는 결과가 나타날 것이다.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시행했던 각종 규제들이 이처럼 다양한 부작용으로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는 사실이 씁쓸하다.

더 이상의 전셋값 상승을 막기 위해서는 전셋값 상승의 주범인 부동산 규제에 대한 점검과 앞으로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세입자들의 내 집 마련의 꿈을 꺾지 않는 올바른 부동산 정책이 하루빨리 수립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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