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토지거래허가제의 부작용……세입자는 웁니다
[칼럼] 토지거래허가제의 부작용……세입자는 웁니다
  • 신혜영 칼럼니스트 cclloud1@gmail.com
  • 승인 2020.06.24 17: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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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3일부터 잠실·청담·삼성·대치동 내의 집을 살 때는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 없이 부동산을 구매했다간 징역형도 가능하다. 잘 모르고 샀다가는 큰 일이 날 수도 있는 것이다. 부동산을 구매하고 징역형이라니, 어떻게 된 일일까?

17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도시계획위원회를 개최하여 국제교류복합지구 인근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했다. 서울시는 이 부근이 잠실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사업, 영동대로 광역복합환승센터 개발사업, 현대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 사업 등 대규모 개발사업을 앞두고 있어 투기수요가 유입될 우려가 높다는 판단으로 이러한 정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정기간은 23일부터 1년이다.

해당 법정구역에서 주거지역 18m², 상업지역 20m²를 초과하는 토지를 거래할 경우 관할 구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고, 이 지역에서 토지를 구매할 경우 구매 후 2년 동안 자가 거주해야 한다. 집을 되팔거나 월세를 받을 수도 없다. 12·16 대책으로 대출길이 막히자 강남 고가 아파트에 갭투자가 성행했는데, 정부는 이마저도 원천봉쇄하겠다는 입장이다.

만약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지역에서 허가를 받지 않고 부동산을 계약하면 2년 이하의 징역이나 토지가격의 30%의 벌금형에 처하고 계약은 무효가 된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제도는 대규모 개발 사업을 앞둔 지역에 불법 거래나 투기를 막기 위해 활용되어 왔다.

보통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할 때는 재건축 예정 아파트 등 일부 도시정비사업지만 포함되는데 이번처럼 거래가 활발한 도심 주거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어렵다. 이번 정책에서 의아한 부분도 존재한다. 파크리오 아파트와 송파 장미 1, 2차 아파트는 행정동 상으로는 잠실동이지만 법정동으로는 신천동이다. 본 규제는 법정동을 기준으로 시행되기 때문에 이 아파트들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제외된다. 위치상으로 잠실과 인접해있고 잠실의 대표 아파트 단지로 여겨지고 있어 거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경매로 부동산을 취득하는 경우에도 규제에서 제외된다. 경매로 부동산을 구매할 경우 대출 규제는 동일하게 받지만 원래 대출 규제 자체가 엄격했기 때문에 구매에 큰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매로만 부동산 구입이 가능하여 경매의 경쟁률이 치열할 것으로 예측된다.

서울시는 부동산 시장 동향을 모니터링하면서 지정기간 만료시점에 연장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발표했고, 국토부는 이번에 지정된 구역 외의 주변 지역에서 집값이 오르거나 투기세력의 활동이 관측되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규제로 인해 강남구 부동산 중개업소에는 매매 문의 대신 전세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 전세가 매우 귀해져 물건이 올라오는 즉시 거의 바로 나간다. 집값을 잡겠다며 갖은 수를 동원해보아도 좋은 학군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매매가 막힌 후 전세로 눌러앉으려고 부동산 시장을 열심히 뒤져보는 사람들만 늘어났다. 그리고 집주인들은 요건을 맞추려고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고 실제 입주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전세 공급이 줄어들면 전세가는 올라간다. 그리고 세입자의 기회의 폭은 더욱 좁아진다. 부동산 대책이라고는 하는데 집값과 더불어 전세값까지 대책 없이 올라가는 현 상황의 문제점을 제대로 진단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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