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부동산 막차에 탑승하세요”
[칼럼] “부동산 막차에 탑승하세요”
  • 신혜영 칼럼니스트 cclloud1@gmail.com
  • 승인 2020.07.17 11: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금이 부동산 막차다’라는 다소 조급함을 불러일으키는 목소리는 그동안 매년 들려왔다. 집값이 몇 년 동안이나 상승했으니 이제 더는 오르지 않을 것이고 곧 거품이 꺼질 거라는 주장으로 인해 ‘부동산 막차’라는 말이 나오곤 한다.

반면 부동산에는 막차가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화폐 가치 하락으로 부동산 가격은 꾸준히 오르는 게 당연한 원리라는 것이다. 몇 년 전에 비해 너무 많이 올라 더는 안 오를 거다, 몇 년 동안이나 올랐으니 앞으로도 쭉 오를 거다. 이처럼 상반된 주장은 부동산 시장 진입을 앞둔 사람들에게 다소 혼란스럽게 다가온다.

지난 16일 문재인 대통령은 “부동산 투기로는 더 이상 돈을 벌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겠다.”고 선언했다. 부동산 투기로 돈을 벌 수 없도록 하는 장치로는 ‘시세차익에 대한 양도세 대폭 인상’, ‘다주택자에 대한 주택 보유 부담 강화’를 언급했다. “투기 억제와 집값 안정을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강구할 것”이며 “지금 최고의 민생 입법 과제는 부동산 대책”이라고 하면서 부동산 대책에 대한 결연한 의지를 다졌다.

부동산 투기를 억제하는 동시에 1가구 1주택을 실천 중인 실거주자에 대한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들과 서민 등 실수요자의 주거 안정을 위한 대책을 강력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임대차 3법의 필요성을 거론하면서 국회의 뒷받침을 촉구했다. 야당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일 것이라 덧붙였다.

요즘은 시세차익에 대한 기대감을 품고 막차를 타는 게 아니라, 지금 당장 막차를 타지 못하면 영영 부동산 열차에 탑승하지 못할 것이라는 두려움을 안고 막차에 탑승한다. 이른바 ‘패닉바잉’, 공포에 기인한 부동산 구매인 것이다. 몇 년 전에는 부동산 막차 이후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원금이 손실될까 두려웠다면, 지금은 투자고 뭐고 지금이 아니면 서울에 평생 내 집 한 채 갖지 못한 채 살아가게 될 것에 대한 두려움이 젊은 세대들을 덮쳐오고 있는 것이다.

자유시장경제에서 일반적으로 투자를 막는 것은 리스크다. 부동산으로 따지자면 집값하락의 위험성이 부동산 투자를 막는 요인인 것이다. 그러나 현 정부 들어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집값이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이 쏙 들어갔다. 평소 집을 구매하는 것에 큰 관심이 없던 사람들, 부동산 구입을 먼 미래의 일로 미뤄두었던 사람들도 ‘앞으로 남은 날들 중 가장 집값이 싼 날은 오늘이다’는 말에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정부가 부동산 시장을 규제하면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하다. 가격 하락 가능성은 열어두지 않고 규제만 하면 앞뒤가 맞지 않다.

얼마 전부터 부동산 열차의 탑승권을 받기가 상당히 어려워졌다. 6.17 부동산 대출규제로 인해 탑승권 구입에 상당한 제한이 걸려버린 것이다. 중산층으로 올라가는 사다리가 점점 끊어지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중산층이 되는 것을 거부할 서민은 없다. 일반적인 월급으로 서민이 중산층 되기가 쉽지 않으니 많은 이들이 부동산 시장으로 향했고, 많은 이들이 서민 탈출에 성공했다.

집값이 조금이라도 저렴할 때 대출을 끼고 구입해 든든한 내 집을 갖는 것은 많은 한국인들이 공유해온 방식이었다. 든든한 내 집은 훗날 자식들에게도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다. 그러나 역무원이 까다롭고 변덕스러워진 탓에 표값과 열차 시간이 수시로 바뀌는 상황이 되고 말았다. 지금이 막차라고 해서 너무 낙담하지 말자. 막차 다음에는 내일의 첫차가 있기 때문이다. 열차운행 종료가 선언되기 전까지는 어찌됐든 방법을 찾아보는 수밖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