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밀도재건축 통한 5만가구 공급 가능할까…시장 반응 엇갈려
고밀도재건축 통한 5만가구 공급 가능할까…시장 반응 엇갈려
  • 신준영 기자
  • 승인 2020.08.06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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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마 아파트 모습. [사진=이지윤 기자]
은마 아파트 모습. [사진=이지윤 기자]

정부가 ‘고밀재건축’을 통해 5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대책을 내놨지만 사업지 별로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강남 등 인기 지역 재건축 단지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반면, 재건축 사업성이 떨어지는 강북 일부 단지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정부는 4일 8·4 공급대책을 통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및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공이 민간 재건축 사업에 참여하는 ‘공공참여형 고밀재건축’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이를 통해 5년 간 5만가구 이상을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도시정비법을 개정해 기존 200~250%인 주거지역 용적률을 300~500% 수준으로 높인다. 층수도 최대 50층까지 허용한다.

예를 들어 용적률 250%로 최대 1000가구를 지을 수 있는 아파트가 공공 재건축을 하면 최대 2000가구를 지을 수 있게 돼 조합 수익성이 높아진다. 다만, 정부는 늘어나는 주택의 50~70%를 기부채납 형태로 환수한다. 기부채납 받은 주택의 절반 이상은 장기 공공임대로 공급하고 나머지는 무주택, 신혼부부 및 청년 등을 위한 공공분양으로 활용한다.

시장 반응은 엇갈린다. 강남 등 인기 지역 재건축 단지들은 늘어나는 이익은 별로 없는데 임대주택이 대거 들어서는 것을 감수해야 하고 고밀도로 지어질 경우 단지의 가치와 주거질이 떨어져 명품 단지를 조성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공공재건축의 조합원 수익이 크지 않아 유인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용적률은 공공의 것"이라며 "특정 지역의 용적률을 완화해 주는 것은 그만큼 혜택을 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강북 일부 지역의 재건축 단지는 공공 재건축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들 단지는 용적률이 200%에 달해 용적률을 늘려주는 것 자체가 상당한 인센티브이기 때문이다. 어짜피 사업성이 떨어져 재건축도 어려운데 임대주택을 넣더라도 재건축 속도를 높이는게 낫다는 것이다. 다만, 강남과 똑같은 50~70% 기부채납 비율을 적용한다면 주민들에게 돌아가는 실익이 없다는 반론도 나온다. 

김광석 리얼모빌리티 이사는 "입지와 상품에 따라 양분이 될 수 있다"며 "다만 속도가 높아질 수 있어 재건축 단지에 어느정도 도움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 재건축 단지들이 공공재건축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정부가 제시한 5년간 5만가구 공급 계획도 실현될 지 미지수다. 

국토부 관계자는 "현재 서울에서 재건축 안전진단을 받고 사업 인가를 받지 않은 26만 가구 중 20% 정도가 참여한다고 가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서울시 관계자는 "지금까지 공공 재건축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조합이 단 한 곳도 없다. 민간이 참여할지 의문"이라고 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불협화음을 보인 가운데 재건축 단지 주민들이 고밀도재건축사업에 참여하지 않아 5만가구 공급 목표치가 달성되지 않는다면 정부 대책의 신뢰성에 흠집이 날 수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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