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1가구 1주택 법안…사유재산 침해 우려
[칼럼] 1가구 1주택 법안…사유재산 침해 우려
  • 신혜영 칼럼니스트 cclloud1@gmail.com
  • 승인 2021.01.01 19: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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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얼마 전 ‘1가구 1주택 보유 · 거주’, ‘무주택자 및 실거주자 주택 우선공급’, ‘주택 투기목적 활용 금지’ 등의 내용을 담은 ‘주거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1세대가 1주택을 보유 · 거주하는 것을 기본으로 할 것’, ‘주택이 자산의 증식이나 투기를 목적으로 시장을 교란하게 하는 데 활용되지 않도록 할 것’, ‘무주택자나 실소유자에게 우선 공급할 것’이라는 원칙이 담겼다.

진 의원은 주택의 자가점유율이 60% 선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근거로 내세웠다. 전국 주택 수가 1995년에서 2018년까지 2배 이상 증가했고, 주택보급률도 같은 기간 104.2% 성장을 기록했지만, 주택 자가점유율은 4.5% 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는 것이 법안 제출의 배경이다.

또한, 1주택자 수는 2012년에서 2018년까지 13.7% 증가했으나, 다주택자 수는 34.4% 증가하여 주택소유가 불평등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주거기본법은 주거정책의 기본 방향을 결정하는 법으로 국가 주거 정책의 근간이 된다. 앞으로 제정되거나 개정되는 모든 주거 법률은 모두 1가구 1주택 원칙에 부합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 법의 제4조에는 ‘국가는 주거정책에 관한 다른 법률을 제정하거나 개정하는 경우 이 법에 부합하도록 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있어 앞으로 모든 부동산 정책이 이 법안에 근거하여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국회 관계자는 이 법안을 두고 “법안이 현실화되면 주택임대차보호법이나 민간임대주택법과 상충할 수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1가구 1주택을 못 박는 이런 기본법은 사유재산 침해이며 국가의 정체성을 뒤흔드는 것이라는 주장을 강력히 제시하고 있다.

이 개정안에는 위헌 논란도 제기됐다. 헌법에 보장된 재산권과 거주이전의 자유가 침해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개인의 재산인 주택을 공공재로 규정하는 이러한 발상은 헌법에 어긋나며, 논란의 여지가 있는 이 법안이 사회적 합의도 없이 발의되어 더욱 문제가 된다.

진 의원은 “10가구 중 4가구가 여전히 무주택 임차가구이며, 최근 신규 임대차계약 가격 상승으로 임차인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며 “집은 자산 증식이나 투기 수단이 아니라 ‘사는 곳’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개정안을 통해 1가구 1주택을 주택정책의 원칙으로 삼아 국민의 주거권을 보장하고 자산 불평등을 줄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주거기본법 개정안은 개인의 사유재산권을 침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주의적 발상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국회 입법예고 시스템에는 이례적으로 2만명의 반대의견이 게시됐을 만큼 개정안의 반대 여론이 뜨겁다.

진 의원은 “무주택자 주거권 보장 정책을 우선 추진하자는 법안이며 다주택 보유 금지나 1가구 1주택을 강제하는 법안이 아니다”라고 해명했으나, 진 의원이 제출한 법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그의 해명이 무색해진다. 어떠한 해명을 내놓든 법안의 핵심은 1가구 1주택 원칙이기 때문이다.

정부의 1가구 1주택 법안을 보면 “모든 사람은 자기 집을 소유해야 한다”고 외쳤던 쿠바 정부의 굳건한 신념이 떠오른다. 1958년 국민의 75% 가량이 세입자였던 쿠바는 혁명으로 인해 1990년대 후반 주택 보유 비중이 85%를 넘어서게 되어 세상에서 주택 보유 비중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가 되었다. 쿠바와 더불어 루마니아는 1가구 1주택 비율이 96%에 이른다.

이 두 국가의 국민들은 대다수가 주택을 보유하고 있어 기업이 더 이상 주택을 짓지 않는다. 수요도 없고 공급도 없어서 이사 갈 집을 구하는 것도, 기존의 집을 매각하는 것도 쉽지 않다. 건설을 하지 않으니 경제 성장은 정체되고 주택의 노후화로 국민의 삶의 질이 저하됐다. 경제 성장의 원동력 하나가 파괴되니 각 산업과 시장에서 연쇄적인 부작용이 초래될 수밖에 없다.

평등은 물론 좋은 가치지만, 그 기준이 하향평준화 된다면 쿠바나 루마니아의 부동산 상황과 같은 최악의 시나리오가 전개될 우려가 있다. 그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굳게 믿는 사람들도 있지만, 최근 몇 년간 정부의 정책 방향을 주의 깊게 보아왔다면 마냥 안심할 수만은 없게 된다.

이번 개정안이 부동산 시장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아직 완벽히 예측할 수는 없지만, 상당히 충격적인 법안인 것만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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