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젊은층의 내집마련 위한 40년 장기 대출 도입 검토
[칼럼] 젊은층의 내집마련 위한 40년 장기 대출 도입 검토
  • 신혜영 칼럼니스트 cclloud1@gmail.com
  • 승인 2021.01.20 15: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진=김유진 기자]
[사진=김유진 기자]

만화 ‘짱구를 못말려’를 본 사람이라면 “아직 대출이 32년이나 남았는데...”라는 대사가 매우 익숙할 것이다. 짱구 아빠가 32년 남은 주택담보대출을 열심히 갚고 있다는 설정은 ‘짱구는 못말려’에서 씁쓸한 웃음을 자아내는 요소로 쓰인다.

​이제 한국에서도 32년을 넘어 “아직 대출이 40년이나 남았는데...”라는 말을 들을 날이 머지않은 듯하다.

​금융위원회는 지난 19일 ‘2021년 금융위원회 업무계획’에서 40년 초장기 모기지 도입을 발표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브리핑에서 “30·40년 모기지를 도입해 매달 월세를 내면 30·40년 후 자기 집을 마련하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또 “젊은층이 지금의 소득으로 집을 갖고 주거 안정을 이룰 수 있는 제도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하면서 집값 급등으로 젊은층의 내집마련이 어려워지자 월 상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초장기 모기지를 도입해 주거 안정을 이루겠다는 취지를 전했다.

​20여 차례 이상의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은 치솟기만 할 뿐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올해 3분기 서울의 주택구입부담지수는 144,5로 2009년 4분기(150.8) 이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40년 초장기 모기지 도입은 급등하는 집값 부담을 분산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 상환 기간이 늘어날수록 매월 내는 금액이 줄어든다. 예를 들어 3억원짜리 주택을 2억1000만원의 모기지 대출을 받아 구입하면 30년 모기지의 월 상환액은 83만원 정도라고 한다면 40년 모기지의 월 상환액은 70만원 정도가 되는 것이다.

​초장기 모기지 상품은 미국과 일본에서 이미 정착돼있는 제도다. 미국에는 40~50년 모기지 상품이 있으며, 일본은 35년 고정금리 모기지에 이어 50년짜리 상품도 나왔다. 부동산 가격의 90%까지 대출받고 몇십 년에 걸쳐 갚는 형태다.

​일각에서는 도입 취지 자체에는 공감하지만 대출 가능 대상이 제한적이어서 서민 주거 안정을 달성하는 데 효과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대표적인 모기지 상품인 ‘보금자리론’은 이용 대상을 소득, 주택 면적 등에 따라 제한한다. 연소득 7000만원 이하, 맞벌이 기준으로는 8500만원 이하여야 하는데 소득이 높고 자산이 적은 20, 30대에게 불리한 조건으로 평가된다. 그리고 매입 대상 주택의 가격은 6억원 이하, 면적은 85m² 이하로 제한된다.

​또 현재 한국은 IMF 이후 최악의 청년 실업률을 기록하고 있는 데다가 코로나19 쇼크로 일자리가 줄어들고 고용불안정이 장기화되면서 고용절벽이 심각한 상황이다. 아직 취업도 못한 청년들이 잔뜩인데 내집마련을 위해 초장기 주택담보대출을 받으라고 하니 엉뚱한 정책이라는 비판도 쏟아진다.

​많은 사람들이 최근 급격하게 치솟은 집값이 하루빨리 안정화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지 폭등한 집값을 대출받아 40년 동안 갚아나가기를 희망하는 것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경기불황 상태에서 40년 동안 꾸준히 대출금을 상환할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래도 40년 모기지는 차주가 선택할 수 있는 옵션 중 하나로 도입되는 제도라서 필요한 사람만 선택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는 게 금융위원회의 입장이다.

​한편, 지난 18일 문재인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에서 “투기를 차단하면 충분한 공급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으나, 부동산 안정화에는 성공하지 못했다”며 “투기를 억제하는 기조를 유지하면서 부동산 공급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정부의 부동산 정책실패를 인정하고 공급 확대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사람들은 정부가 그동안 내놓은 20여 차례 이상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특단의 대책이 또 어떤 혼란을 가져올지 두려움에 떨고 있다. 부디 국민들의 시름을 조금이라도 덜어주는 대책이기를 희망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