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부동산 사기, 속지 마세요
기획부동산 사기, 속지 마세요
  • 이지윤 기자
  • 승인 2021.02.06 20: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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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이 연일 혼란한 요즘 기획부동산 사기 피해가 늘고 있다. 기획부동산이란 ‘부동산을 기획하여 이윤을 추구하는 사업’이다. 정의만 보면 별 문제가 없는 사업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얼마 전 기획부동산 30여 곳이 사실상 개발이 불가능한 성남시 임야 지분의 974억 원어치를 4800여명에게 쪼개어 판 것으로 밝혀졌다. 땅을 산 사람의 26%는 기획부동산 직원이며 62%는 직원의 지인이었다. 기획부동산 직원의 가족과 친척까지 합치면 90%가 넘는 사람들이 기획부동산 직원 및 그들의 주변인이었던 것이다. 게다가 땅을 산 사람의 1/3은 연소득 2천만원 이하의 저소득층이며 가계 순자산 1억원 미만인 사람도 절반에 이르렀다.

기획부동산은 대개 개발소식이나 호재가 있는 지역 주변의 개발제한구역이나 보전산지, 농림지역 등 쓸모가 없는 토지를 값싸게 매수해 개발을 핑계로 “토지 용도가 곧 바뀐다”, “조만간 땅값이 크게 오른다” 등의 감언이설을 하여 토지를 비싸게 팔아넘긴다. 투자자에게 땅을 보여주지도 않고 계약을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땅을 보러 간다고 하면 전혀 엉뚱한 땅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래서 계약 후 실제로 땅을 찾아가 보면 길 없는 산속이나 맹지에 도착하게 되는 어이없는 상황들이 생기기도 한다. 위치 상 그럴듯해 보여도 개발제한구역이라면 활용도 못 하고 다시 팔기도 어렵다.

또 ‘부동산 공동투자’라고 하면서 적은 금액으로 땅을 소유할 수 있다는 명목으로 자금이 부족한 사람에게도 투자를 부추긴다. 공동투자는 여러 명이 돈을 조금씩 함께 투자하는 형태의 투자법인데 혼자 투자하면 왠지 불안하고 망설이게 되지만 다른 사람들도 투자했다고 하면 안심이 되고 지금 내가 사지 않으면 다른 사람에게 기회를 뺏길 거라는 조바심 때문에 좀 더 과감히 투자하게 되는 인간의 심리를 이용한 방법이다.

그런데 부동산에 대해 조금이라도 아는 사람이라면 공동투자는 절대 하지 않는 투자법이다. 하나의 부동산을 여러 사람이 같이 매입했기 때문에 분할이 불가하고, 나중에 매매하려고 해도 다른 소유자들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등 복잡한 문제가 한두 개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토지에 대한 재산권 행사를 하려면 공동 지분 형태가 아닌 개개인 앞으로 단독분할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현행 법규상 단독명의로 분할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기획부동산은 생판 모르는 사람을 상대로 영업하기보다는 아는 사람을 기반으로 뻗어나가는 다단계 방식을 취한다. 그래서 기획부동산은 취업 사기까지 병행하는 경우가 많다. 도심의 고층빌딩에 번듯한 사무실을 차려놓고 세련된 직원 수십 명이 근무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우리는 이런 회사다”라고 하며 신뢰도를 높인다. 그리고 경매나 공매를 배우면서 일당을 벌 수 있다고 홍보하여 사람들을 끌어모은다.

그러나 막상 입사하면 지분 판매만 시킨다. 쓸모없는 땅을 지인에게 판매하는 영업을 시키고 땅을 못 팔면 자신이 직접 구매해야 해서 빚을 지는 경우도 많다. 지인에게 땅을 팔고, 자신도 땅을 사고, 또 지인을 취업시켜 같은 루트를 밟게 하는 이러한 과정이 연쇄적으로 끝없이 반복된다. 결국 돈도 잃고 사람도 잃고 쓸모없는 땅을 치고 후회만 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기획부동산은 전국적으로 매년 1~2조원대의 임야지분을 판매하며 국민들의 피 같은 돈을 갈취하고 있다. 지금 이 땅을 사면 2년 안에 5배 오른다는 식의 허위·과장 광고를 통해 쓸모없는 땅과 함께 양심까지 팔아치운다. 이런 식으로 막대한 수익을 챙기고 또 다른 지역으로 옮겨가 동일한 수법으로 사기를 반복한다.

아주 극소수의 확률로 갑자기 땅의 개발 제한이 풀려 땅값이 오르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거의 95% 이상은 쓸모없는 땅에 돈이 묶여버려 투자수익을 기대하고 땅을 샀다가 되팔지도 못하고 대대손손 땅을 물려주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사기를 당한 후 구제받는 것도 어렵다. 기획부동산 측은 주식회사 형태로 조직을 만들고 바지사장을 내세워 책임을 회피할 수 있는 구조로 운영하기 때문이다.

애초에 막대한 수익이 보장되는 땅이라면 남에게 소개해주지 않고 본인이 산다.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말까지 있는 형국에 왜 남 좋은 일을 시키겠는가? 주식시장에서도 “이거 사면 무조건 오른다”고 주장하는 자칭 주식전문가의 말을 한 귀로 흘려들어야 하듯 부동산도 마찬가지라는 것을 꼭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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