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아파트 재건축, 똑똑하게 접근해서 확실히 챙기자

신혜영 칼럼니스트 cclloud1@gmail. 승인 2021.03.09 15:32 | 최종 수정 2021.03.09 15:34 의견 0
은마 아파트 모습 [사진=김유진 기자]
은마 아파트 모습 [사진=김유진 기자]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가 노후로 인해 안전하지 않다면 어떤 기분이겠는가?

안전하지 않은 집에 살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불안해질까? 실상은 정반대다.

아파트가 정밀안전진단에서 낮은 등급인 D등급을 받으면 아파트 거주민들은 모두 만세를 부른다. 아파트 단지 내에는 ‘경축, 안전진단 D등급 통과’라는 현수막까지 걸린다.

오래된 아파트를 재건축하기 위해서는 정밀안전진단을 받아야 한다. 100점인 A등급부터 55점인 C등급이라면 유지 및 보수만 가능한 반면, 30~55점인 D등급이면 조건부 재건축, 30점 미만인 E등급이면 재건축 판정을 받게 된다. 오래된 아파트는 D등급 이하를 취득해야만 재건축을 추진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D등급을 목 빠지게 기다린다.

E등급은 붕괴 위험 등으로 사실상 긴급대피가 필요할 만큼 매우 위험한 경우가 있어 웬만하면 D등급에서 재건축이 추진된다. 그러나 재건축은 한 번에 뚝딱 되는 게 아니다. 상당히 복잡한 일련의 과정들을 거쳐야만 한다.

재건축으로 돈 좀 벌었다는 A씨는 1998년 서울의 한 주공아파트를 3억원 정도에 매입했는데 재건축 완료 후 2008년에 거머쥔 시세차익이 9억원이었다고 말했다.

반면에 오히려 손해를 봤다는 B씨는 곧 재건축이 될 것으로 보이는 아파트를 매입했는데 당시 정부 규제와 금융위기 때문에 가격이 하락해 초조함을 견디지 못하고 2억원의 손실을 보고 매도했다. 그런데 만약 당시 처분하지 않고 지금까지 갖고 있었다면 10억원이 넘는 이익을 볼 수 있었을 거라며 후회 섞인 한숨을 쉬었다.

재건축은 먼저 구역을 지정하고 재건축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는 것부터 시작된다. 이후 안전진단을 받고 조합설립, 사업시행,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는다. 마지막으로 이주 및 착공의 단계를 거쳐 재건축이 완성된다. 재건축은 구역 지정 및 추진위원회 구성 단계부터 가격이 급변하기 시작해 다음 단계로 진행될 때마다 상승세가 나타난다.

시세차익을 위해 재건축 아파트를 구입하는 것은 미래에 지어질 아파트를 미리 구매하는 것으로, 주식시장의 선물 거래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재건축은 매입 시기가 매우 중요하고 용적률과 대지지분도 가격 형성에 중요한 요소로 작동한다.

재건축 아파트라고 해서 무작정 뛰어들기보다는 미래에 형성될 가격을 미리 유추해보고 현재의 가격과 비교해서 이 아파트가 충분한 투자가치를 보유하고 있는지를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 성공적인 투자는 낮은 초기 투자금액과 높은 수익률에서 오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실투자금액이 낮은 데 비해 향후 가격이 높게 형성될 만한 잠재력이 큰 지역일수록 매력적인 투자처라 할 수 있다.

재건축 수익률은 보통 아파트의 현재 매매가, 추가 부담금, 총 투자금액, 입주할 아파트의 예상 시세 등을 통해 계산할 수 있다. 저마다 감당할 수 있는 투자금액과 부담금이 각기 다르고 땅의 가치를 보는 관점에도 조금씩 차이가 있기 때문에 투자에 대한 판단도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누가 “여기가 좋다더라” 하는 말에 휩쓸리지 말고 본인만의 확고한 원칙으로 꼼꼼하게 따져보고 선택하는 지혜를 발휘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 부동산 시장이다. 게다가 요즘은 임대차 3법과 거주요건 충족 조건 등의 새로운 법안들이 재건축에 영향을 미치고 있어 더더욱 현명한 계획과 장기적인 안목, 강인한 멘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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