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도시 이전기관 특별공급, 3명 중 1명은 '먹튀'

송이 승인 2021.09.26 16:18 의견 0

김상훈 의원실


혁신도시 특별공급을 받은 지방 공기업 임직원 3명 중 1명은 아파트를 받고 해당 지역을 떠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가 혁신도시 이전 종사자들의 안정적 주거를 명목으로 분양 혜택을 줬지만 3명 중 1명은 다른 곳에서 거주·근무 중이었다.

26일 혁신도시 공공기관 115곳이 국민의힘 김상훈 의원(대구 서구, 국토교통위원회)에게 제출한 ‘특별공급(특공) 수급자 거주 및 발령 현황’에 따르면, 2010년 이후 2021년 7월까지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 종사자 중 특별공급을 받은 것으로 추산된 인원은 8318명이었다.

이 중 퇴직자(737명)를 제외한 재직자 7581명 중 해당 혁신도시를 떠나 거주하거나 다른 지역으로 인사 발령받은 인원은 2277명(30.0%)에 달했다.

혁신도시 중 타지역 이주율이 가장 높은 지역은 △경남 진주(38.7%)로 11개 기관, 1717명이 특공 후 재직 중이다. 이 중 38.7%는 경남 또는 진주를 벗어나 다른 곳에서 거주·근무 중이었다. 이어 △전북 전주(34.9%) △울산(33.8%) 등이 뒤를 이었다.

특공 인원 100명 이상인 기관을 대상으로 이주 현황을 살펴보면 울산의 근로복지공단 144명 중 80.6%가 특공 후 지역을 옮긴 것으로 파악됐다.

경북 김천의 한국도로공사는 101명 가운데 75.2%가 해당 지역을 떠났고 광주 전남의 한국농어촌공사는 54.5%, 경남 중소벤처진흥공단 49.4%, 한국토지주택공사 47.3% 등 순으로 집계됐다.

특공 후 1년 이내 퇴직한 직원은 총 46명이었으며 이 중 16명은 6개월 내 퇴직했다. 일례로 한국전력공사 A씨는 2014년 4월25일 특공으로 분양받은 아파트에 입주하고 불과 6일 만에 퇴사했다.

한편 혁신도시 이전기관 115개 기관 중 13곳은 관련 기록이 없어 자료 제출이 어렵다고 밝힌 만큼 실제 이 같은 문제는 더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미제출 기관은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 게임물관리위원회, 중앙교육연수원, 국민건강보험공단, 법무연수원,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국립식량과학원, 국립축산과학원, 국세공무원교육원, 국세상담센터, 국세청주류면허지원센터, 국립기상과학원 등이다.

김 의원은 “공공기관 이전 초기에는 재직자 주거 안정을 위한 특공 혜택은 불가피한 면이 있었으나 내 집 마련이 힘겨운 현 상황에서 국민의 눈높이에서 볼 때 상당히 불공정하게 느껴질 것”이라며 “향후 이전할 공공기관에 대해선 다른 방향의 주거 대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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