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판에 들어가 살라고?” 현대건설 라피아노 입주민들 고양시청앞 시위

신동훈 승인 2023.02.16 15:33 의견 0

힐라송 입주예정자들이 고양시청 앞에서 준공승인을 반대하는 시위를 펼치고 있다. [사진=힐라송 입주예정자협의회 제공]


입주를 불과 2주 앞둔 고양시 삼송지구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이하 힐라송) 입주예정자들이 길거리 시위에 나섰다.

지난달 말 미완공된 공사판에 입주민들을 밀어넣어 ‘부실 사전점검’을 진행한 현대건설이 품질 우려에 대한 보완조치가 마무리 되지 않은 가운데 예정대로 입주를 강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서다.

입주예정자들은 16일 오전 11시 고양시청 앞에 모여 준공승인 거부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 전엔 김영식 고양시의회 의장, 이정형 고양시 부시장과의 면담도 진행했다. 지난해 5월 시행사인 RBDK 앞에서 벌인 시위 이후 가장 큰 집단행동이다.

힐라송 입주예정자협의회(입예협)는 지난달 28~29일 있었던 부실 사전점검 이후 시행사인 RBDK 및 시공사 현대건설과 신뢰 회복을 위한 협의를 진행해왔다.

지난 8일과 13일 이뤄진 두 차례 협의 후에도 양측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이에 따라 입예협은 입주예정일 연기를 위해 준공 인허가권을 가진 고양시청에 준공승인 거부를 요구키로 결의했다.

입예협 관계자는 “입주예정자들이 요구하는 건 몇 푼의 보상이 아니라 ‘완성된 내 집에 안전하게 입주하고 싶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사안”이라며 “현대건설측은 주택의 완성도가 보장이 되고 있지 않음에도 입예협과의 협상을 핑계로 시간을 끌며 준공승인 및 입주절차를 기존 계획대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말했다.

핵심 쟁점은 주택의 완성도다. 지난달 부실 사전점검 행사 이후 현대건설은 주요 공정 력 2배 투입, 야간 및 주말 공정 등을 진행하며 1ㆍ2단지 기준 이달 말로 예정된 입주예정일까지 완전히 공사를 끝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사진=힐라송 입주예정자협의회 제공]


그러나 공정율 및 품질개선에 대한 진행 상황을 입주예정자들에 일절 공유하지 않았다. 답답함을 느낀 입주예정자 30여명이 지난 11일 현장을 불시 방문한 자리에서는 공정율 개선이 확인되지 않았고, 현장의 일부 직원이 입주예정자를 대상으로 폭언을 뱉기도 했다.

이날 시위 현장에 방문한 고부미 고양시의원은 “시청 면담 결과 이정형 부시장님이 내 집같이 내 집처럼 만들어 될 때까지 준공을 연기하겠다고 말씀하셨다”며 “현장에 답이 있으니 부시장님, 고양시 주택과장, 송규근 시의원님 등과 현장을 직접 방문하겠다”고 입주예정자들을 격려했다.

입주예정자들은 이 날 시위에 앞서 지난 2주간 700건에 가까운 민원 릴레이를 벌였다. 그 결과 고양시는 오는 20일 힐라송 1ㆍ2단지에 대한 공동주택 품질점검 재실시를 추진할 예정이다. 입예협은 입주예정자들을 대상으로 입주거부 서명을 받는 등 준공승인 강행에 대비한 집단행동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입예협 관계자는 “지난 2017년 대림산업이 시공한 수원 ‘e편한세상 테라스’에서 비슷한 이슈로 입주 거부사태가 있었고, 공동주택 품질점검에서 심각한 하자를 발견한 수원시청이 입주예정일 15일 전 사용승인 신청을 거절한 전례가 있다”며 “인허가권을 가진 고양시청이 입주예정자들의 안전을 위해 나서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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